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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임기종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6.01.16 16:53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813

============================차    례====================================================

어느 산사에서, 단속사(斷俗寺), 대관령 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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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사에서

임기종

 

산그늘 내려앉아 좌선하는 연못 속에

이끼 낀 석탑이 품고 있던 그림자를

가만히 내려놓으니 물속의 산을 탄다.

 

잠자리 뒤를 쫓다 잠이 든 동자승

부연(附椽)끝 풍경(風磬)도 꾸벅 조는 어스름에

노을이 서산을 베고 잠자리를 채비한다.

 

등 가려운 노승은 싸리가지 효자삼고

쿨럭이는 기침소리 처마 밑에 걸린 하루

고요가 숨어든 산사(山寺)는 어둠속에 산이 된다.

 

 

단속사(斷俗寺)*

 

 

세상일 쉬 풀리면 해탈이 부러울까

모자란 이내 삶 전부가 고해(苦海)인데

무정(無情)이 쌓인 골짜기 여기가 거기인가.

 

세상 인연 끊으려고 머리를 깎았는가

사는게 고행(苦行)인데 숨어서 무슨 수행(修行)

아서라, 부처가 웃는다. 이름(斷俗寺) 짓지 말거라.

* 경남 산청군 단성면 운리 지리산 동쪽에 있었던 절. 지금은 터만 남아 있음

 

대관령 옛길

 

허공에 걸린 길을 나홀로 걸어간다

스치는 바람결에 새들이 동무하고

뒤쫒던 발자욱 소리 그늘아래 숨는다.

 

사임당 이길 가다 흘린 눈물 얼마일까

부모곁 떠나올 때 남긴 설움 나무되고

숲사이 갇힌 하늘이 별처럼 반짝인다.

 

반정을 내려서니 외로운 주막하나

한양길 선비들이 목 추기며 쉬던 곳

시도록 맑은 샘물만 속절없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