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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두마리아 시인 시집 <시가 피다> 등록일 2022.06.09 22:25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254


두마리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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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미리아

한양여대 도예과 졸업.
2017년 가을 <<좋은시조>> 등단.

한 남자의 마눌님으로
아이들의 엄마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서아의
할머니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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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이다


회 한 접시 주문에 상다리 휘청이네
바닷물 퍼 장사하남
목포는 요것이 기본이제
구수한 인정에 취해 술이 술을 마신다

구항에 파도 소리 흥취 둥실 오르고
육자배기 아니어도 트로트 한 곡 뽑는다
그라제 항구의 목포
들큼 짭조름 정이랑께


시가 피다


주문한 귤 상자에 햇봄이 실려 왔다

살짝 무임승차한 몽우리 진 동백

섬 시인 쪽빛 시심을 이 아침에 받아 적네


유리를 닦다


바람도 오래 스치면
때가 되어 붙나 보다

얼룩진 마음 길
입김 모아 지울 수 있다면

미움도
오해도 건너간
저쪽에 내가 있다


여자여!


더 이상 꽃 피지 않아 껍데기만 남았어

꽃 없음 뭐 어때 본시 나로 왔잖아

여자여
꽃 진 자리에
너를 심어 피워라


왕이로소이다


떡갈나무 이파리 이리저리 재고 있다

제국을 차지하려 어린 몸 늘이다가

세상을 몽땅 가진 듯 제풀에 눕는 자벌레


간극


벽제를 지나가네
연기로 덮인 마을

승화원 굴뚝에서
여기저기 갈빗집에서

생과 사 긴긴 여정이 길 하나 건너였네


참깨를 볶으며


깨 볶던 때가 있었지 먼 기억 속 젊은 날
알콩달콩 고소했지 이젠 꿈처럼 가물가물
세월이 지나온 자리 소금기만 씁쓸하다

데면데면 식구로만 굳어진 사랑아
내 오늘 팬을 달궈 깨를 볶으려 하네
불꽃이 탁탁 튀기던 그 열정 찾으려 하네


풍경


겨울잠 깊이 든
산사는 고요해요

댓돌 위 검정 털신
소복 담긴 하얀 눈

언 못엔 풍경 소리가
미끄러져 퍼집니다


사람이 아름답다


보조기를 밀며 걷는 아버지 옆에서
부채를 부쳐주며 따라 걷는 초로의 아들

황혼 빛
반짝이는 백발
눈이 시립니다


봄이 팔랑 와부렀소


남도 끝 할매들 머리 위로 봄이 왔소

단체 관광 채비로 꼭꼭 만 뽀글이 파마

꽃들이 팔랑팔랑 피었소 청산도 미장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