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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 백일장

Home > 수상작품실 > 중앙시조백일장
제목 2024년 01월 중앙시조 백일장 수상작 등록일 2024.02.08 12:04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61

[중앙 시조 백일장 - 1월 수상작] 

[장원]

속엣말 피다
오시내

물이 한창 올라도 꽃소식은 캄캄하다
잎사귀만 자라서 소문이 우거진 수국
입 다문 탓이었는지 손짓 몸짓 부푼다

삼 년이면 말끝에 봄볕 송이 맺힐 텐데
서먹한 눈망울은 아직도 먼 곳에 있어
이전 색 묻지 말란다 붉게 폈던 한나절

꽃으로 피고 진 곳 뿌리는 기억하는지
흙냄새 오려서라도 아물어가는 속엣말
밤마다 꽃을 연습해 말이 피는 월남댁

-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 4학년 재학중, 동서문학 소설 맥심상.


차상


사막 시대
김정애
한 손엔 지팡이 또 한 손엔 장바구니
무릎 짚고 선 낙타 오픈런이 뜨겁다
긴 행렬 유목민 장터 식품 사막 진풍경
0.78 출산율 모래 위의 빌딩들
리트머스 붉게 번지듯 섬으로 물든 도시
숫눈길 발자국처럼 쿠세권*에 밀린다
아기 울음 멈춘 곳 번식하는 모래바람
꽃피는 아몬드나무 그 향기 그리운 날
혹 달린 변방 사람들 사막을 업고 간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까지 배송이 완료되는 지역이란 신조어.


차하


남대천
김복희

대관령 능선따라 펼쳐진 불꽃 하늘
하루를 접는 발길 일부러 멀리 돌아
아버지 함께 걸었던 강둑 위를 걷는다

한평생 갈대처럼 흔들리며 살아온 삶
엇 단추 끼운 채로 절룩이며 키운 남매
저 나름 곧은 길 찾아 새 둥지로 보내고

땅거미 딛고 서서 아버지 된 나를 본다
받기만 했던 은혜 되돌려 줄 길 없어
한 걸음 떼기도 전에 터져 버린 이 설움


이달의 심사평


새해, 시조의 꽃이 피길 염원하듯이, 시조백일장에 열정과 정성을 들여 응모한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1월 장원으로 제목부터 눈에 띈 오시내의 ‘속엣말 피다’를 올린다. 정형미학에 충실하면서 섬세한 서정의 올을 꿰어 짜임새 있게 꽃을 피운 가작이다. “물이 한창 올라도 꽃소식은 캄캄”해 입이 잘 열리지 않는 “월남댁” 말이 빨리 늘지 않는 “월남댁”의 애환을 남다른 시선으로 잡아내 소재를 삼은 것은 참신했다. “월남댁”을 “수국”으로 환치시켜 “밤마다 꽃을 연습해 말”을 피울 수 있게 따스한 심상으로 종장까지 끌고 간 시상의 전개가 돋보였다.

차상은 김정애의 ‘사막 시대’를 올린다. “오픈런”, “쿠세권”, “낙타”를 등장시켜 현실을 조명하고, 심각한 “출산율” 문제 등, 빠르고 편리한 생활, 그 이면의 맥을 짚어 도시의 사막화를 그리고 있다. “사막”으로 변모해가는 세태의 변화, 시대의 흐름을 개성 있게 잘 포착해냈다. 장과 장이 일부 툭 끊기는 부분은 각 장을 물 흐르듯 연결시켜야 읽기에도 안정감이 있다.

차하는 김복희의 ‘남대천’을 올린다. 어린 연어가 떠났다가 성장한 후 알을 낳으러 다시 돌아오는 ‘남대천’ 그곳에서 “아버지”의 평생을 떠올리며 그리운 “아버지”의 존재가 되어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담아냈다.

시조시인 정혜숙, 이태순(대표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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