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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 백일장

Home > 수상작품실 > 중앙시조백일장
제목 2020년 10월 중앙시조백일장 수상작 등록일 2020.10.13 15:11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405
문패  
-최현주 
 
셋방살이 전전긍긍 술 취해 들어오시면
미안하다 하시더니 꿈같은 집 장만에
아버지
종일 부르시던
십팔번이 살던 집 
 
이삿날 준비해 둔 문패 달고 흘린 눈물
날마다 가족위해 보초 서시던 이름 석 자
문패는
그대로두시고
이사 가신 아버지
 
◆최현주
최현주

최현주

대전시조시인협회, 한국시조협회, 토방시조 회원, 전국한밭시조백일장 수상, 한밭시조문학상 신인상

  

    
    

〈차상〉

저녁의 포구  
-최정희
 
새끼 품은 어미처럼 포구가 누워있다
늘어진 젖을 빨 듯 매어 달린 어선 몇 척
파도는 지친 뱃전을 가만가만 쓸어준다 
 
고단했던 오늘 하루 소주 몇 잔에 위로받은
어부의 얼굴 가득 노을빛 물들었다
등 뒤로 까만 봉지가 달랑달랑 따라간다 
 
어둠 내린 수평선이 바다를 잠근다
어판장을 빠져나온 비릿한 바람 한 점
제 안의 등댓불 쫓아 골목을 오른다 
 

〈차하〉

석류  
-김영수 
 
심산 유곡 천길 절벽 틈새를 갈라치고
금은 보화 가득 채운 세월의 곡간 안 쪽
이 가을 막장 알몸을 그대에게 바칩니다.  
  

〈이달의 심사평〉  

감성을 자아내는 계절의 영향이 있어서인지 가을을 주제로 하는 응모작품이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 상투적인 표현 또는 감정의 과잉이 주를 이루고 있는 작품은 아쉽게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장원으로 최현주의 ‘문패’를 올린다. 셋방살이를 전전한 아버지의 신산한 삶을 노래한 작품이다. 내 집을 마련하고 문패를 달았던 아버지는 이제 문패만 남아있고 또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  
 
이승에서 다한 삶을 또 다른 ‘이사’로 인식하는 시인의 시선이 아프다. 아버지와 ‘문패’를 사유하는 개성적인 시각이 이 작품을 살리고 있다. 차상으로 최정희의 ‘저녁의 포구’를 뽑았다. 포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이 애련하다.  
 
첫 수 초장의 묘사가 탁월한 것이 돋보이나 마지막 수 초장과 종장에서 시조의 리듬이 흐트러지는 것은 유의해야 할 점이다. 시조의 리듬은 글자의 수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차하로는 김영수의 ‘석류’를 선한다. 석류는 제목 자체로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다. 석류의 내밀한 공간을 모두 들여다보곤 이를 ‘알몸’으로 치환하는 수법이 흥미를 자아낸다. 그러나, 이 작품의 시어 선택은 자칫하면 단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해 두고 싶다.  
 
그 밖에 이달에 좋은 작품을 써낸 임주동, 신영창, 김재용, 이종완, 이수진의 작품을 놓고 토론을 거듭했다. 정진을 바란다.  
 
심사위원 : 이종문ㆍ김삼환(심사평 김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