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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 백일장

Home > 수상작품실 > 중앙시조백일장
제목 중앙시조백일장 2018년 06월 수상작 등록일 2018.07.12 23:00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774
장원  
꽃피는 손수레 
-남궁 증
 
거친 손 열 손가락 상처 깊은 저 손수레  

질척이는 시장 안을 맨몸으로 굴러간다  
꽉 물은 자식걱정에 헛바퀴는 자꾸 돌고 
 
깨진 무릎 덧댄 상처 헝겊으로 칭칭 감아  

얼기설기 실은 짐에 살과 살을 맞대면  
시장 끝 가파른 길도 등을 숙여 숨 고른다  
 
가난한 맘 서글픈 맘 어루만져 다시 보고  

수천 원의 꽃잎 호명 손위에서 피어날 때  
살 에는 햇살을 딛고 아버지! 걸어간다  
 
◆남궁 증
남궁 증

남궁 증

1960년 강원도 홍천 출생. 현재 태백시청 근무. 중앙시조백일장 2017년 7월 차상.
제21회(2018년) 공무원문예대전 시조부문 금상(국무총리상).
수년 동안 중앙시조백일장 심사평을 위주로 습작.

 
 
차상
대룡시장* 신발가게  
-강영석  
  


총성이 벗어놓은 철 가시 둘러멘  섬  

좌판 위에 서성이는 먼지 쌓인 신발들이  
덤불 틈, 비집고 넘는 바람 한 점 신습니다 
 
쓸어내리면 더 아픈 기억 얼룩을 닦습니다  

옹이 빠진 지팡이 짚고 버티고 선 어르신  
걷어둔 향기 한 장을 깔창 위에 포갭니다 
 
하루 해가 건너 포구 선착장에 닿을 때면  

불면으로 뒤척이듯 발걸음은 엉켜져도  
허기진, 그리운 고향 밑창 잇새 끼웁니다   
 
   *대룡시장: 강화군 교동도 민통선 안에 실향민들이 꾸린 시장  

 
차하
염전
-고경자

 
수십 개 조각보 이어 붙인 소금밭에  

바람이 박음질해 놓은 하얀 결정체  
증발한 부귀영화도 티끌 모아 태산일까 
 
젊은 한때 짠 맛도 모른 채 살다가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 같은 그 맛에  
염전을 지키는 텃새, 바닥을 쪼고 있다  
  
이달의 심사평
초여름의 싱그러운 녹음이 생명의 활기를 불러일으키는 6월, 살아 숨 쉬는 체험을 생생한 감각으로 녹여낸 작품들이 먼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아직도 시조장르의 존재의미인 율격의 운용에 대한 올곧은 이해가 부족한 작품들이 많았다. 이런 선정척도에서 가장 무난한 호평을 받은 남궁 증의 ‘꽃피는 손수레’를 장원에 올린다. 시장 안의 “손수레”를 통해 고단하고 힘겨운 가난의 무게와 삶의 역경을 헤쳐 나가는 아버지의 사랑을 밀도 높은 현장감과 선명한 심상으로 조명해내고 있다. 첫수 “열 손가락” “맨몸” “헛바퀴”의 괴로운 손수레는
둘째 수 “상처” “짐” “가파른 길”로 인식되는 고통스러운 현실적 삶을 수용하고 셋째 수 “꽃잎 호명” “햇살”의 이미지로 반전되면서 “아버지!”의 강인한 생명의지로 아름답게 형상화된다.
 
차상으로는 강영석의 ‘대룡시장 신발가게’를 올린다. 주석에서 밝혔듯이 민통선 안의 시장인 대룡시장 신발가게의 모습을 통해 실향민의 아픔과 그리움을 군더더기 없는 묘사로 탄력 있게 그려낸 수작이다. “먼지 쌓인 신발” “얼룩” “발걸음”이 단절과 향수의 비극적 현실을 더 생생히 부각시킨다.
 
차하로는 고경자의 ‘염전’을 선한다. 아버지가 남기신 염전에서 삶의 진정성을 발견해내는 종장처리의 감칠맛 나는 묘미가 돋보였으나 “부귀영화” “티끌 모아 태산” 같은 안이한 관념어가 흠결로 지적되었다. 이 외에도 이현정, 김정애, 조우리 등의 작품이 논의되었으나 앞으로의 정진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박권숙·염창권(대표집필 박권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