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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 백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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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앙시조백일장 2016년 11월 수상작 등록일 2016.11.26 12:50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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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심사평

얼어붙은 저수지, 한마리 새
출구 못찾는 우리시대 투영


이태 전 세월호 사건이 났을 때 심사평을 쓴 적이 있다.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었던 그 때의 우울함이 오버랩 된다. 지금의 대한민국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강을 건너는 방법은 많이 다르다. 분노와 폭력보다는 풍자와 해학, 건전한 참여, 공공의식 등이 그렇다. 이달의 응모작을 펼치기 전 솔직히 이번에도 정제되지 않은, 시사성을 드러낸 작품들이 많으리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감정을 절제하고 작품의 완성도에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여주어 흐뭇했다.

이달의 장원으로 이성목의 ‘깊이를 더하다’를 선한다. 저수지 얼음에 박혀 있는 한 마리 새를 통해 출구를 쉽게 찾지 못하는 우리 시대의 모습을 그려낸다. 작은 새의 주검은 ‘계절이 막다른 곳’인 살풍경한 겨울의 선명한 방점으로 읽힌다. 마디와 장을 엮는 솜씨도 좋고 종장처리도 짜임새가 있다. 특히 얼음이 언 저수지를 ‘목숨을 헹구어 낼 커다란 대야 하나’로 표현한 것은 절묘하다.

차상은 김태경의 ‘독방’이 차지했다. 혼자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흡사 독방을 견디는 수인인 양 처연하다. 각각의 수마다 등장하는 ‘혀’는 감각을 곧추세운 다른 이미지들로 그려진다. 열망하는 어떤 대상, 그 대상을 향해가는 힘겨운 작업, 고단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써 나가는 가상한 노력, 그리고 아직은 미완인 작품에 대한 연민 등을 그려가는 과정이 참신하다. 역시 미래가 기대된다.

차하엔 박훈의 ‘주름을 읽다’를 뽑는다. 마디를 엮는 솜씨가 안정감이 있고 안으로 다독인 서정의 결도 믿음이 간다. 그러나 장점에도 불구하고 발상과 시제가 너무 상투적인 게 흠결로 지적된다.

11월은 결실을 갈무리 하는 달이다. 이소우·고운담·임지연·안천근 등의 작품이 끝까지 눈길을 머물게 했다. 정진을 빈다.

심사위원 : 이달균·박명숙(대표집필 이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