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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 백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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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앙시조백일장 2016년 04월 수상작 등록일 2016.05.08 12:52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306

중앙시조04월.jpg

 

이 달의 심사평

흰식탁보·예배로 가려진
음산한 삶의 단면 보여줘

아카시아 향기를 기다리는 4월은 흐림이다. 황사에 미세먼지, 송홧가루가 뒤덮은 하늘은 물론이며 환태평양 지진대의 안타까운 소식이 그렇다. 이런 기운을 훌쩍 날려 보내는 청신한 작품을 기다렸다.

하지만 백일장에서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아쉬움 속에서 이예진의 ‘4인용 그늘을 장원으로 뽑는다. 4인 가족이 밥을 먹는 정겨움과는 거리가 먼, 음산하고 살풍경한 모습을 시화했다. 첫 수 초장에서 식탁보를 천사라고 말하다가 둘째 수에서 엄마는 십자가 아래에 걸려 있을까하고 묻는 것을 보면 결국 흰 식탁보와 예배로 가장한 오늘, 그 시간의 이면을 보라고 권한다. 3수 정도로 축약했다면 더 단단한 시를 얻었을 것으로 보여지지만 생의 어두움을 영탄에 기대지 않고 현대성으로 극복하고자 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차상은 이순화의 멀미를 선한다. 장원작이 갈피 잃고 표백된 현대인의 삶에 돋보기를 들이대었다면 이 작품은 흥겨운 봄의 서정을 따뜻하게 노래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봄 타령에 길을 잃지 않고, 안정된 보법과 마디마디 연결 짓는 어휘력이 미덥다. 첫 수, 둘째수를 불러와 셋째 수에서 갈무리 하는 솜씨에 눈길이 간다. 다만 함께 보낸 다른 작품들이 이 작품에 미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차하는 엄정화의 정전이다. 예고되지 않은 일상에 관한 것들에 대한 관심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런 소재는 현대시에서 흔히 다뤄진다. 그러므로 같은 소재라 하더라도 관찰자로선 다른 곳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작품은 할 말을 다 못하고 끝낸 미진함이 있다. 11수의 작품을 응모하였는데, 다작보다는 한 수 한 수에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이 우선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