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이서원
가슴을 도려내도 다시 돋는 생살처럼
지난밤 담벼락을 타고 넘던 울음소리
오늘도 어쩌지 못해 붉은 루즈를 그린다
은근슬쩍 가려도 늘 반쯤 축 쳐지던
앞 집 찬이 엄마 그 마음도 저랬을까
오늘도 어느 노래방 제 목청을 닦고 있겠지
취기에 흔들려도 울지만은 않겠다던
슬픈 웃음 뒤로 가시 같던 그 자존심
치켜든 가는 목 뒤로 허스키한 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