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설록에서
정희경
초록의 터널 속에 바람개비 서 있다
물기를 머금은 온유한 한라산을
말차抹茶에
거듭 우려내는
한 사내가 또 서 있다
구멍 뚫린 밀어들이 알몸을 드러내고
소문으로 잘려 나간 암반수를 밀어 올려
새순이 땅을 지우며 바람개비 돌린다
지나치면 떪은 것이 어찌 설록뿐이랴
닮아진 갈피마다 별사別辭 같은 봄의 흔적
거친 손
연초록 길을
실금으로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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