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양점숙
이유 묻지 마라! 침묵 깨우지 마라!
끓는 열정으로 피를 달래지 못해
솟구쳐 오르던 날도 구름 안개 자욱했느니
제 맘도 열지 못해 또 하나 빗금 올리고
정수리 빠개지는 열띤 밤의 흔적
산정에 뼈로 묻은 산철쭉 돌쟁이처럼 환해도
뭉개질 육신이 된 모서리마다 객귀 들어
하늘 아래 처음처럼 우쭐우쭐 키를 넘다
때로는 떠돌이 바람에 한 쪽 귀를 열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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