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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서석조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8.03.13 19:52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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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조

경북 청도 출생

2004년
<시조세계> 등단

한국해양문학상 공모 장려상

경남문학우수상 수상

시조집 <매화를 노래함>, <바람의 기미를 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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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와 씀바귀로 살다

 

 

 

너나 나나 척박토를 비켜 살지 않았잖니

오늘, 발 밑바닥 서릿발이 들춰지며

세상에 미지는 없다 날 푸른 호미 괭이

 

동반의 그늘을 짓던 수풀도 베어지고

느닷없이 훈훈한 북풍, 제비가 날아들까

은닉한 침탈의 향락 아지랑이로 피어

 

우린 그저 차례도 없이 휘뚜루 뽑히는 생

거스른 섭리의 섭리 햇살 내리는 자리에

천둥은 견책을 하고 천형의 비 내린다

 

 

 

푸른 물살 저 아우성

-울돌목1

 

 

 

함부로 건드리지 마 소용돌이치는 물

실록의 어느 한편 숨결로도 남지 못해

잠자리 날개를 접어 귀를 아연 멀게 하는

 

여울목 붉은 장미 낮은 자꾸 길어지며

혼백들 어느 별자리 푸른 물살 저 아우성

흐르는 화물선 한 척 도주하는 빠르다

 

 

 

나 그만 이 몸 던져

-공룡

 

 

 

상족암 너른 품에 꾹꾹 찍힌 발자국들

 

기운찬 걸음새엔 머뭇거린 아예 없는

 

내쳐간 혈기의 그 끝 배를 불린 이 강토

 

나 그만 이 몸 던져 허기를 채워주리

 

백악기 타임캡술이 뱉어내는 생의 체취에

 

성대한 축제를 불러  펄펑 터지는 저 꽃불

 

 

 

난바다 1

 

 

 

서울 종로 어느 횟집 마주 앉은 시인 둘과

쟁반 그득 담겨 나온 참치회를 먹어댄다

이 서울, 집과 집만의 건삽한 이 공간에서

 

누구던가 입맛에 저당 잡혀 배를 타는

바다를 풀무질해 물의 시간을 벼려

아가야 나는 괜찮다 이 년이든 삼 년이든

 

그 드센 몸부림의 뜨건 몸을 끌어안고

용궁 문 박차고 나온 그 기개를 닮고 싶다

고추장 간을 찍으며 그려보는 난바다

 

 

 

세상을 살자고 하면

-해녀

 

 

 

바끄럼의 둔부로 봄 햇살을 밀쳐내며

 

기우는 수평을 잡아 테왁을 부리는 여자

 

해초와 조개들 사이 라면 냄비 끓는 사이

 

오늘의 물이랑엔 함박꽃이 피었을까

 

대변함을 배경으로 청동처럼 굳건한 몸

 

세상을 살자고 하면 물에서도 뭍인 듯

 

 

 

매듭풀 한 잎 한 잎

 

 

 

고작 눈물 한 방울 한숨 한 결이야

 

개미행렬에 가로놓인 티글 한 점의 방책

 

이런 날 번갯불 일며 한 줄금 비도 내리는

 

그래 선뜻 비 맞으며 비 맞으며 남루해

 

매듭풀 한 잎 한 잎 잣던 꿈이 얼마인지

 

네게로 가는 길마다 화살표만 그려져

 

 

 

동백꽃

 

 

 

살포시

다가온 봄이

불씨가 되었습니다

 

확 하고 입을 벌려

귓불을 물었습니다

 

지지직

가슴이 타며

다리가 풀렸습니다

 

 

 

길 위에

 

 

 

부산 법원 앞 변호사 동棟 9층을 가려는데

현관을 막고 앉은 저축은행 피해자들

"아무도 들지 못하요, 당신들도 당해 보소!"

 

유월의 녹음을 타고 풍선하나 붉게 뜨고

실끈 놓친 고마 녀석 엄마를 잡고 운다

확성기 가뭇한 소리 어언 부푼 시장기

 

 

 

별똥별

 

 

 

별 하나 뚝 떨어져 가슴에 박혀 든다

 

베란다를 서성이다 올려본 하늘 저편

 

봉숭아 씨방 튼 자리 발목 절뚝 접히며

 

닫혀 있던 곁방 미닫이 덜컹 열리는 듯

 

누가 또 표연히 추락을 몸짓하는지

 

개구리 울다 그치고 어둠 더욱 짙어져

 

 

 

서울의 달

-남산타워에서

 

 

 

눈 코 입 다 제자린데

 

와 잘나고 와 못났노

 

그기 그래 각도와 거리

 

크기 때문인 기라

 

친구와 마주 앉아서

 

올려다보는 서울의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