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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만자 시조시인 작품방 2
등록일
2017.11.18 19:33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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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만자
경남 양산 출생
1989년 <시조문학>으로 등단
시조집 <행간을 지우며>, <화제리, 그 풀잎>, <붉어진 뜰을 쓸다>, <강을 보는 일>
제4회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제31회 성파시조문학상 수상
현재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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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 패는 소리
흰 사리로 남자면 조금 더 섬찟하게
두 쪽으로 째개져 나뒹구는 거란다
칼칼한 불길에 타는 꿈도 꾸는 거란다
다시 보변 허허롭게 뼈만 남을 넋이란다
골목 어느 귀퉁이의 아버지 기침 한 쪽
그 기침 짜개는 소리 장작 패는 소리란다
늦은 귀가
불빛 따라 처진 어깨 불빛에 더 휘어진다
더듬거리며 사는 날도 맑았다 흐린 이 길
걸치듯 머무는 그림자 또 한 금 골이 진다
어둠에 어둠을 끼워 곧은 손 펴서 보면
자잔히 얽힌 인간사 옷섶에 뒈채이는
삶이란 돌아서 눕는 늦은 밤에 볼 일이다.
문안
낙화를 염려하는 듯
난꽃이 피어있다
모처럼 받은 편지 한 장 깊은 뜻은 꽃 속에서도
있다 심경을 토로한 고거지사야 총총 낙이라고
뒷머리 긁적인다
미뤄둔 인사말 찾아
다시 필묵을 든다
괭이밥
열지 않는 문틈 사이 그냥 와서 피기까지
아무도 봄 변덕을 알아채지 못하고
자욱한 둑 넘어 얽힌 그 사연만 들춰왔다
바깥날 눈부신데 움츠리는 여린 것들
오래 묻은 약속이 지지 않고 또 번지는가
괭이밥 귓불만지며 붉어진 뜰 쓸어본다
산도 깊은 산은
산도 깊은 산은 잔잔한 물밑이다
가파른 턱을 넘어 산정을 딛고서면
샅샅이 풀헤친 것 밖에
보이는게 없으니
산도 깊은 산은 가락 있는 인생길이다
뚜벅뚜벅 길을 걷다 한참을 올려다보면
후련히 터는일보다
삼키는 일 많으니
섬에가다
-친구와 함께
섬을 향해 떠나지만 이미 우린 섬이었다
넘실대는 파도에 가슴팍이 뜷리고
무시로 눈시울 젖는 이미 우린 섬이었다
손잡고 올라서니 발치가 모두 다 꽃
검버섯 반질한 그 얼굴까지 붉은 채로
가만히 저물어가는 이미 우리 섬이었다
달빛
골마다 조밀하게 환한 달빛 차오른다
잡힐 둣한 앞산 보며 누가 어둠을 터나
달빛도 비탈길에선
앞산을 보고 선다
문살이 탱탱 거리는 입동 한 철 다 보내고
이제 다시 필 꽃 소식마저 없는 날에
달빛도 몸 시린 날은
바닥에 와 눕는다
동백꽃 일기
동백꽃 재잘대는 소리 또록하게 읽힌다
들쭉날쭉 그 솜씨 서로 자랑 삼으리
햇살과 발을 맞추어
고개 쑥쑥 내민다
어설피 칠하다 말고 부루퉁이 내민 입술
도도록한 이마 상처 자국도 감쪽같다
아이들 다시 짚으니
송골송골 꽃송이네
기점起點
기다리는 버스가 오나 검색버튼을 누르다
막 지나간 차 한 대에 여운을 담지 않는건
내 굼뜬 세상의 바퀴로 갈 곳이 있기 때문
이 시간 비킬 수 없는 나른한 햇볕과
몸 비비적대다 그만 우선 멈춤이 긴 날
누군가 보내준 마음도 돌아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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