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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정인수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7.11.18 20:23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222

정인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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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수

본명 정수환

1974년 <한국문학> 신인상 당선

시집 <삼다도>, <해녀노래>

제주문학상 수상

제주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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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섬 사이 4

-토끼섬

 

 

하도리 해변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곳.

 

썰물 땐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작은 섬.

 

이 곳이 국내유일의

문주란 꽃 자생지라,

 

해마다 7,8월엔

토끼섬에 가 보아라!

 

문주란 꽃으로만

온 섬이 덮였으니,

 

죽어서 관 없이 묻혀도

덜 서러울 토끼섬...

 

 

 섬과 섬 사이 12

-마라도馬羅島

 

 

고구마 마라도엔

나무도 없고 꽃도 없다.

 

내 고작 요걸 보니

삼천리를 달려왔나?

 

우뚝 '국토최남단비'만

태평양을 등에 졌다

 

한 맺힌 업저지가

머리 풀고 울고 있는

 

마라도 할망당은

비바리가 할망*이라.

 

억울한 희생본풀이에

억장이 다 무너진다.

 

 

*할망: 할머니의 제주어

 

 

 

불턱 2

 

 

 

남정네도 피해가는

바닷가 은밀한 곳.

 

옷을 벗어 갈아입는

해텨들의 왕국에서,

 

쬐는 불 옆구리마다에

저며 오는 통증이여.

 

 

 

마라도 해녀

 

 

마라도해녀들은

저마다 상군이다.

 

이 집 저집 가려봤자

열댓집 안팎이라.

 

빗창 날 번득이는 곳에

뒤집히는 소라 전복...

 

 

삼다도

 

 

1.서

 

 

바람은

돌을 품고 입술 깨무는 비바리의

치마폭에서 울고,

 

돌멩이 바람 맞으며

비바릴 지키는데,

 

비바린 바람 마시며

돌처럼 버텨 산다.

 

 

2. 바람

 

 

바람이 파도 끝에

파아란

기어올라

 

소라 속

뒤틀린 세상

비비틀어 올리다가,

 

얽어낸

노란 띠 지붕 감돌아

밀감 앞에 스민다.

 

 

3, 돌멩이

 

 

포구로 돌아와 보면

고향은 언제나 타행인데,

 

반기는

어정쩡한 표정들 있어

아아, 굽어보면,

 

맨발로 짓부르던 유년

피어나는

미소들...

 

 

4. 비바리

 

 

정일랑 돌 틈에 묻고

돌아서면 시퍼런

작살.

 

쌍돛대

하늘을 박차

태양을 밀어붙이며

 

망사리 두툼한 무게만큼

부풀어 오르는

가슴.

 

 

제주10경 1

-사봉야경紗峯夜景

 

 

 

사라봉 팔각정은

밤낮으로 분주하다.

 

민속공원, 체육공원

등산공원 어우르다,

 

저녁엔 낙조도 좋지만

야경 또한 일품이다.

 

한 눈에 확 들어오는

불야성은 어찌하고,

 

산지항 선박들은

들고나고 부산한가?

 

수평선 집어등들만

불기둥에 졸고 있다.

 

 

제주10경 10

-녹담만설鹿潭滿雪

 

영산의 신비경을

어찌 다 헤아릴까.

 

흰 사슴 물래 와서

고운 입 대 물 마신곳.

 

그 이름 백록담 가득

하얀 눈이 내린다.

 

백록담이 만설이니

빙화 氷花가 만발하다.

 

여름꽃이 좋다지만

겨울 꽃이 더 예쁘다.

 

사계절 꽃에 파묻혀 사니

춥다 덥다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