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말
  • 시조나라 작품방
시조감상실
  • 현대시조 감상
  • 고시조 감상
  • 동시조 감상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신춘문예/문학상
  • 신춘문예
  • 중앙시조백일장
제주시조방
  • 시조를 읽는 아침의 창
시조공부방
  • 시조평론
휴게실
  • 공지사항
  • 시조평론
  • 시조평론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오영호 시조시인 작품방 2 등록일 2017.11.18 21:33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383


x9788960390935.jpg

 

 

-----------------------

오영호

제주시조시인협회 창립 멤버로 1986 <시조문학> 등단

시조집 <풀잎만한 이유> <귤나무와 막걸리>외 다수

제주시조시인협회장, 제주작가회의 회장

한국시조비평문학상, 제주도문화상

------------------------

 

협죽도

 

 

장맛비 그쳤지만 먹장구름 짙은 하늘

 

그 누굴 사랑하고 미워하며 웃음 짖나

 

땡볕에 타들어가는

 

불꽃들의 아우성

 

 

온갖 소리 다 들어도 한 마디 말 못하는

 

언제나 푸른 뜻만 길가에 피워 놓고

 

가슴에

 

박힌 못들만

 

불티처럼 튀고 있다

 

 

 

독도에 발을 놓다

 

 

 

잊을 만하면 잽을 툭툭 던지는

고약한 무리들이 오늘도 넘성대지만

광풍을 맞받아치는 파수꾼은 의연하다

 

찾아온 철새 깃에 사철 울분 삭힌

푸른 메시지를 쉼 없이 실어 보내지만

때때로 돌아오는 건 속 검은 대답뿐

 

내 오늘 너울도 잠든 뱃길 달려와

발을 딛는 순간 경비대 깃대 위로

7천 만 쟁여둔 맥박소리 신기루로 솟았다 

 

 

 

배롱나무 꽃지다

 

 

누구의 시샘인가

5월의 가는 비에도

뚝뚝 떨어지는 건 눈물의 무게인가

슬픔만 가지에 남긴 채 빗물 따라 흘러간다

 

그렇게 오고가는 가뭇없는 인연일지라도

그리움 짙게 새긴 흔들리는 잎 사이로

검붉은 망월동 바람에

혼절하는 산비둘기

 

 

귤나무와 막걸리

 

 

 

시름시름 앓고 있는 귤나무 한 그루

그래도 십년 넘게 아끼며 살아왔는데

살리는 방법은 없을까 강전정을 하였네

 

봄 되니 새싹 돋아 살아나나 했더니

또 다시 시들시들 늘어지는 이파리들

때 지난 막걸리 세 병 펑펑 쏟아 부었네

 

얼마쯤 지났을까 이파리에 윤이 돌고

5월엔 하얀 꽃을 무더기로 피우더니

슬며시 내 손을 잡고 향기 품어 가라하네 

 

 

 

늦가을의 평화

 

 

감나무 우듬지에

 

남아 있는 단감 몇 개

 

날아든 직박구리 챔새 오색딱따구리....

 

아무런 다툼도 없이

 

먹을 만큼

 

나눠 먹는

 

 

 

억새꽃 들판에서

 

 

봄햇살 말아쥐고 누리 밝힌 쪽빛 바람

그 옛날 청무靑蕪 덮던 세월의 날개 위로

오늘은 은빛 말씀이 도란도란 열린다

 

낮과 밤 빈손 들고 선 나무들 묵시 속에

흰머리 서석이는 소리 시공을 짜르더니

푸드득 장끼 한 마리 삶의 매듭 풀고 있나

 

 

 

제삿날도 모르는

 

 

무자년 진달래꽃빛 바람 이는 정뜨르비행장

와르르 떨어지는 한라산 벚꽃처럼

외진 곳 구덩이 파고

줄 세워 탕 탕 탕

 

60년 지난 세월 4월 바람 지나가는

거친오름 북녘 자락 햇살 한줌 머문 자리

나의 형님

오 남 규

 

 

 

대추 두 알

 

 

 

만삭의 하얀 낮달이

유심히 보고 있는

 

대추나무 우듬지에

잘 익은 대추 두 알

 

어머니

쪼글쪼글한 젖꽂지

팔십평생 여문 생애

 

 

 

눈 온 아침

 

 

 

밤 새 하느님이

 

 

펼쳐 놓은 화선지에

 

 

날아온 비둘기 한 쌍

 

 

낙관을 톡톡 찍을 때

 

 

어디서

 

 

신생아 울음소리

 

 

온 마을이 환하다

 

 

 

삼양동 연가

 

 

 

새벽 범종 소리에 눈을 뜬 텃새들이

불탑사 5층 석탑 천년의 빛을 물고

원당봉 한 바튀 돌아 삼양동 문을 열면

옛마을 선각자들 화합의 손을 잡고

삼양의 깃발 올린 선주민先住民 원형움집엔

넘쳐난 한라의 푸른 정기 거리마다 빛나네

 

활 같은 해안선따라 달려온 순한 파도가

올레길 걷고 있는 나를 보고 하는 말

찌든 몸 검은 모래로 찜질하고 가라는...

 

순한 귀 열어놓은 정 맣은 사람들이

일궈낸 터전마다 피어나는 사람 향기

바다엔 사랑의 꿈을 낚는 통통배가 떠있네

 

 

 

오영호 시조시인 작품 더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