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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김민정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6.07.01 17:58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2243

============================차 례========================

심포리 기찻길 / 주목 앞에서/ 모래울음을 찾아 / 로또교과서 / 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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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리 기찻길

 

 

기찻길 아스라이

한 굽이씩 돌 때마다

 

아카시아 꽃내음이

그날처럼 향기롭다

 

아버지

뒷모습 같은

휘굽이친 고향 철길

 

돌이끼 곱게 깔아

손톱 끝에 물들이고

 

새로 깔린  자갈밭을

좋아라, 뛰어가면

 

지금도

내 이름 부르며

아버지가 서 계실까

 

주목 앞에서

 

살아서 이루고픈 꿈이 무엇이길래

 

이미 죽은 가지끝이 뭐라고 말을 한다

 

그 말을 받아쓰느라 바람결이 움찔하다

 

내 생의 발자국에 우기가 지나간다

 

사막을 건너느라 부르튼 시간의 발

 

죽어도 여기 보란 듯, 그 맨발을 내보인다

 

 

모래울음을 찾아 

 

돈황 명사산鳴沙山에

모여 사는 바람이 있다

 

잔양 殘陽이 능선위로

저미듯 스며들 때

 

발자국 남기지 않는

길목을 따라 간다

 

애랫녘은 푹푹 빠져

발목이 다 잠겨도

 

바람들이 다져놓은

언덕으로 오를수록

 

단단한 울음의 뼈가

문양으로 드러난다

 

로또교과서

 

천원의 무지개를 나도 한 번 좇아볼까

힘들고 지친 날들 단번에 떨치리라

일주일 기다림 속엔 애드벌른 떠다닌다

 

요리조리 피해가는 나만의 행운숫자

바람 빠진 풍선으로 뚝 떨어진 휴지조각

꿈은 늘 꿈으로 끝나 어제 같은 오늘이다

 

발꿈치 번쩍 들고 출근길에 사는 복권

누구라도 대박나라 일조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잊어버리자, 내 직분에 충실하자

 

 

네 생각

 

술 취한

아지랑이

빗살의

군무속에

 

십호흡도

다 못 끝낸

봄산이

엎어진다

 

나무 끝

걸터앉아서

배시시

웃는 낮달

 

<정형시학 2016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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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1985년 시조문학 지상잭일장 장원등단,  시조집 <백악기 붉은 기침>, <영동선의 긴 봄날>,

한국여성시조문학회 회장 역임, 강동문협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