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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손증호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6.04.10 21:33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2152

=======================차  례=================

푸른 힘/ 도금시대/ 달의 배후/ 마르고닿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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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힘

 

 

활엽 침엽 얼싸안고 어화둥둥 얼싸안고

높낮은 산봉우리 훨훨 넘는 저 신명

신록은 물 한창 올라 넘실대는 해일이다

 

녹슨 가시철망 맨살로 껴안다가

군데군데 단풍나무 자지러진 비명소리

제풀에 놀란 까투리 푸드덕 날아간다

 

휴전선 넘는 것이 어디 새들뿐이랴

적의로 맞선 지뢰지대 단숨에 내달아서

백두산 저 너머까지 푸른 힘으로 하나 된다

 

 

 

도금시대

 

 

번쩍이는 것이라고 다 황금은 아니렷다

 

그럴 듯한 이름으로 화려하게 덧칠해도

 

그대로 다 드러나지

 

그릇 무게 달아보면

 

 

 

달의 배후

 

 

뒷모습 보여주는 그런 사람이 나는 좋다

 

넌지시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다

 

묵묵히 길 밝혀주는 그런 사람, 그 사람

 

 

 

마르고닿도록

 

 

 

리모컨이 조종하네, 늙으신 아버지를

 

의자와 한 몸이 된 팔십 인생 졸다 깨다

 

재방송 재재방송까지

 

마르고닿도록 보시네.

 

 

 

<정형시학 2016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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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증호

2002년 시조시학 신인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작품상,

시조집 "침발라 쓰는 시"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