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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최연근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6.04.14 10:46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2015

===================차 례===========================

새, 날다/ 땡볕, 그리고 지루한 여름날에/ 봄/ 사마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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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날다

 

 

 

날아야 사는 새는

살기 위해 날 수 밖에

 

목청껏 부르짖다

허공 적신 눈물 자국

 

밤마다

날개 파묻고

노숙으로 밝힌 별

 

창공 뚫고 나는 새는

머무를 수 없기에

 

생애보다 독한 고행

깃털도 무거워서

 

잠시도

쉴 수 없는 날갯짓

자해하는 자유여

 

 

 

 

땡볕, 그리고 지루한 여름날에

 

 

 

한 아이가

수평선이 어디냐고

묻고 있다

 

한 노인은

수평선은 없다고

중얼댄다

 

자벌레

나무에 떨어져

그 곳 향해 꿈틀 한다

 

 

 

 

 

 

 

 

초경을 들킨

강가에 숨어 들고

 

길 놓은 햇살 따라

차일 치는 아지랑이

 

강물은

풀물이 들어

강둑 따라 뒹굴고

 

 

 

 

사마귀의 하루

 

 

 

바람도 삼켰느냐

고요마저 삼켰느냐

 

삼라가 정지될 쯤

잠시 눈물 삼키고

 

풀잎에

토한 독한 사랑

눈먼 기도 가뭇하다

 

절규인가

사랑인가

미련도 아니라면

 

금단의 알몸 약속

언 가슴 후리치고

 

인연을

찾아 헤맨 하루

생명으로 저문다

 

 

 

 

겨울 바다 1

 

 

겨울바다는 노동이다

매서운 칼날 같은

 

 

혼백을 부르는 몸짓

뜨거운 입김 토해내는

 

또 한 번 달려온 하늘 끝

날개 없는 아카로스

 

 

 

 

해바라기

 

 

 

 

여름내 그을린 얼굴

아버지의 거울을 본다

 

벗지 못한 원형의 과거

노을빛에 연마되고

 

부황 든 아침 해가 낯설어

눈물 툭툭 터진다

 

동그란 거울 들고

가슴 한 번 비쳐보고

 

오만상 그려놓은

아버지의 깨알 사연

 

저만치 숨어피는 개망초

키를 재며 닮아간다

 

공중을 떠다니며

하루 또 지친 공전

 

터질 듯 핏대 세운

그를 향한 무한 질주

 

모가지 꺾어보는 오기

원죄도 외면한 채

 

 

 

 

 

최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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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출생. 1966년 <백지문학동인>결성, 동인지 발간과 일간신문, 잡지에 작품발표 등 활동

1992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과 <시조문학>천료

시조집 <허기진 소나기가 울면 천둥은 치는가> 시집 <은행나무는 잎이 지지 않는다>

시극<베아트리체여, 베아트리체여>, 창작뮤지켤 <슈쿠란 쫄리>등이 있음.

KBS 부산보도국장, 순회특파원, 논문집 <TV 시사다큐멘터리의 제작환경에 관한 분석적 고찰>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