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례=========================== 새, 날다/ 땡볕, 그리고 지루한 여름날에/ 봄/ 사마귀의 하루 ================================================
새, 날다 날아야 사는 새는 살기 위해 날 수 밖에 목청껏 부르짖다 허공 적신 눈물 자국 밤마다 날개 파묻고 노숙으로 밝힌 별 창공 뚫고 나는 새는 머무를 수 없기에 생애보다 독한 고행 깃털도 무거워서 잠시도 쉴 수 없는 날갯짓 자해하는 자유여 땡볕, 그리고 지루한 여름날에 한 아이가 수평선이 어디냐고 묻고 있다 한 노인은 수평선은 없다고 중얼댄다 자벌레 나무에 떨어져 그 곳 향해 꿈틀 한다 봄 초경을 들킨 봄 봄 강가에 숨어 들고 길 놓은 햇살 따라 차일 치는 아지랑이 강물은 풀물이 들어 강둑 따라 뒹굴고 사마귀의 하루 바람도 삼켰느냐 고요마저 삼켰느냐 삼라가 정지될 쯤 잠시 눈물 삼키고 풀잎에 토한 독한 사랑 눈먼 기도 가뭇하다 절규인가 사랑인가 미련도 아니라면 금단의 알몸 약속 언 가슴 후리치고 인연을 찾아 헤맨 하루 생명으로 저문다 겨울 바다 1 겨울바다는 노동이다 매서운 칼날 같은 혼백을 부르는 몸짓 뜨거운 입김 토해내는 또 한 번 달려온 하늘 끝 날개 없는 아카로스 해바라기 여름내 그을린 얼굴 아버지의 거울을 본다 벗지 못한 원형의 과거 노을빛에 연마되고 부황 든 아침 해가 낯설어 눈물 툭툭 터진다 동그란 거울 들고 가슴 한 번 비쳐보고 오만상 그려놓은 아버지의 깨알 사연 저만치 숨어피는 개망초 키를 재며 닮아간다 공중을 떠다니며 하루 또 지친 공전 터질 듯 핏대 세운 그를 향한 무한 질주 모가지 꺾어보는 오기 원죄도 외면한 채 최연근 -------------------------------------------------------------------------------------------------------- 경남 고성출생. 1966년 <백지문학동인>결성, 동인지 발간과 일간신문, 잡지에 작품발표 등 활동 1992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과 <시조문학>천료 시조집 <허기진 소나기가 울면 천둥은 치는가> 시집 <은행나무는 잎이 지지 않는다> 시극<베아트리체여, 베아트리체여>, 창작뮤지켤 <슈쿠란 쫄리>등이 있음. KBS 부산보도국장, 순회특파원, 논문집 <TV 시사다큐멘터리의 제작환경에 관한 분석적 고찰>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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