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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우아지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6.02.09 15:58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1997
================================목 차========================
용추폭포/ 동백꽃 지다/ 맨홀 위에 산다/ 공작새에게 배우다/ 봉정암 가는길/ 흰 여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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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추폭포
살다 살다 거침없이
추락하는 도도한 생
떨어져 솟구쳐서 흘러가야 길이 된다
눈 뜨고
뛰어내리는
부서져서 더 눈부신
동백꽃 지다
모가지
하루 아침에
툭, 떨어져 철이 든다
한 세상 사는 동안
영원한 게 있었던가
아무리
높은 꽃자리도
결국은 또 빈자리
맨홀 위에 산다
시멘트 아스팔트 인공 피부 가진 도시
그 위에 성형하고 집 짓고 립스틱 바른
싱크홀 흐르는 걸 잊고
사는 게 연극이라며
불안을 몰아내려 주위에 꽃불 심고
저물 땐 가로등이 숨결 물어 넣는다
땅 밑을 관통하는 어둠
속은 이미 곪았는데
발 딛고 선 여기가 사람 몸 받은 벼랑
처덕처덕 바르지만 못 가린 얼룩과 상처
도시는 제가 판 함정 제 발을 빠뜨린다
공작새에게 배우다
참 꽃 핀 서운암사 공작새 울음 들었다
야단법석 벌여놓은 큰 스님 범문마다
초대형
너울성 파도
한 소식 했다는 듯
공작새 즉답 따라 가당찮아 막, 웃다가
찰나를 잡아채는 수만 볼트 순간 충격
극명히
어둠을 깨물던
죽비소리 맞았다
봉정암 가는길
어둠을 제쳐 가며 등 하나 걸고있다
봉정암 소원했던 생각도 엉겨 붙어
턱을 괸 늦은 빗소리 기억 속에 잦아 든다
내 안에 적멸보궁 마디마디 딛고 선다
오르는 더딘 걸음 물음인지 울음인지
발자국
내딛는 자리
핏자국 꽃이 핀다
아픈 허리 부여잡고 모퉁이 돌아가는
깔딱 고개 숨길 이어 허공에 놓는 다리
뭇 별도
숨을 고른다
지워지는 저 경계
흰 여울 길
흰 여울 끼고 사는 집집이 붙은 창은
꿈 맑은 바다소년 싱그러운 눈동자다
탁 트인 와이드 화면 수평으로 펼친 바다
피난 끝 판잣집이 켜켜켜로 앉은 마을
몇 날 며칠 앓고 나서 슬픔이 해 주는 밥
한 척의 굴곡진 생이 먼 바다가 되었다
분유통 품어 오신 엄마 얼굴 아른대는
홍시도 술에 취해 비틀대던 비탈 바다
우후가 버스를 타고 울렁울렁 지나간다
겸손히 가야하는 부산의 산토리니
한 발을 밝고 서면 계단은 아에 있고
갈과 길 골목골목이 살아있는 윤슬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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