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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권도중 시조시인 작품방 등록일 2016.01.24 15:45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2092

============================<차   례>==========================

 연어의 귀소/ 의자/ 편서풍 1/ 편서풍 2/ 꽃비/ 비어 하늘 가득하다/ 나비 5/ 갈대 2/ 애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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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의 귀소

 

 

잘 갔다 오거라 갓 부화한 작은 연어 

여린 핏줄 따라 반짝이는 흐름 속을

아득히 부르는 소리 물길 따라 갔을 까 

 

잔돌 사이 물무늬로 세상 밖을 갔었는데

아득한 삶의 바다 어느덧 나이들어

벌이가 시원찮아도 찾아가는 그 물맛

 

큰 고기 깊이 있고 잔고기 파닥일 때

인간의 강 시멘트 둑 다 넘어 유전하는

막막함, 지느러미로 그 귀소를 생각한다

 

 

의자

 

비어 있으면 잠시 오래 사색적이다

말 없는 저항도 받치고 있으므로

떠나면 그 방향으로 균형이 비워진다

 

잠시 떠난 날개가 꽃을 살리는 동안

의자는 기다리는 자세를 잘 지킨다

그래도 오래 비어져 있으면 시든다

 

의자는 의무의 자세, 칼 잠근 뼈가 된다

없어서 의자 일때 서 있어 의자 일 때

샤로이 앉히기 위해 의자가 되어진다

 

 

편서풍 1

 

마음이 밖을 가면 마음은 절실한 것

 

안에 늘 있었는데 너는 또 밖에 있다

 

진실은 갑갑하여라 갖힌 듯 밖을 간다

 

 

편서풍 2

 

마음이 바깥에서 들판 되어 불고 있다

 

그렇게 불고 있나 안 보이는 바람으로

 

이 쪽서 더 그 쪽으로 불고 있는 편서풍

 

 

꽃비

 

꽃비도 처음이 있고

마지막 꽃비가 있다

 

해마다 오던 길로

보내고 오는 꽃비

 

잘 가라

나를 보낸다

마음 속에 살던 꽃

 

 

비어 하늘 가득하다

 

없어도 여기에서 비어 하늘 가득하다

 

구름이 바람 따라 수위水位 아래로 잠긴다

 

한 방울 물감이 구절초 핀 산천에 풀란다

 

당신이 집을 두고 바람으로 지낸다

 

편지를 써서 버린다 문득 바람 베인다

 

입술이 들꽃으로 앉아 길게 그늘로 간다

 

 

 

나비 5

 

언젠듯 꿈결인듯 못가본 길섶이다

 

나비는 살아 있다 찾아가는 거기 있다

 

고단한 위안 속으로 날개 펴고 나르네

 

방 하나 갖지 못해 흩어져간 것들이여

 

울음에서 부화하면 나비가 될 것이다

 

고치 속 집을 나와서 슬픔 위를 나르네

 

 

갈대 2

 

깎이지 않으면서 흔들리며 있는 것은

흔들러 다가가는 가슴 때문이다

 

저만치 잠겨 있는 풍경, 아름답고 슬프다

 

멀리서 위로였고 가까이서 아픈 모습

네가 그랬다, 빗질 못한 사연으로

 

그렇게 너를 살았다 감의 저 쪽 갈대처럼

 

 

 

애월의 시

 

  간절함 수평선에 만선으로 오고 있다 밀물에 길

잠기면 물속을 어른거리지 여기서 깊숙이 큰 치마로

무릎 감싸네

 

  철썩여 날이 사면 어디를 이민 보낸, 바트린 바지가

피리소리 같은 마을로, 파도에 잠긴 날개가 깊어서

넓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