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말
  • 시조나라 작품방
시조감상실
  • 현대시조 감상
  • 고시조 감상
  • 동시조 감상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신춘문예/문학상
  • 신춘문예
  • 중앙시조백일장
제주시조방
  • 시조를 읽는 아침의 창
시조공부방
  • 시조평론
휴게실
  • 공지사항
  • 시조평론
  • 시조평론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추창호 시조집 <풀꽃은 또 저리 피어> 등록일 2022.07.09 15:18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301


풀꽃.jpg


----------------------------------------------------
추창호

경남 밀양 출생
울산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1996년 <시조와 비평> (봄) 신인상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및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2018년 울산문화재단 예술창작발표 지원금 수혜
2022년 울산문화재단 전문예술인 지원금 수혜
울산시조문학상, 한국동서문학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울산문학상, 한국문협작가상 수상 외
울산시조시인협회, 울산문인협회 회장 역임 외
시조집으로 <낯선 세상 속으로> <아름다운 공구를 위하여> <풀꽃 마을> <길은 추억이다> 외
---------------------------------------------------------------

비정규직의 하루

만 가지 생각들이
상심으로 돌아올 때

내 몸은 나래 꺾여
풀이죽은 새 한 마리

소나기
쏟아져 내린
청청한 하늘 본다


들꽃

제 생긴 모습 그대로
꿈을 물고 와서
꽃을 피웠습니다

피운 꽃
하나하나가
잊지 못할 절창입니다



소나무
-뿌리


군살 하나 없는
저 근육질 따라가면

단맛 쓴맛 모두 맛본
백전노장의 심줄 같은

한 사내
지난한 삶이
걸어간 길 보인다



풀꽃을 보다가

산길을 오르다 본
이름 모를 풀꽃 하나

남들이 허수히 보며
스치고 지났어도

나 없이
산도 없다는 듯
함초롬히 피었다



첫눈

살면서 그린 그림
부끄러운 얼룩뿐이어서

다시 그리고 싶은
내 꿈의 푸른 들녘

그런 날
화지 펼치듯
함박눈이 내리시네



나목

잎잎에 잠긴 욕념
말끔히 털어버리고

지그시 눈을 감고
참선에 들고 있는

한 번쯤
나를 버리고
그렇게 있고 싶다



반추1

오체투지 자벌레가 걸어간 길을 보며
살면서 새긴 문양 가만히 꺼내본다
다시는 되물릴 수 없는 길과 인생에 대하여

행여 이 길 아닌 다른 길을 걸었더라면
그 일을 이리 말고 달리 처리했더라면
가는 길 펼친 풍광이 더욱 화사 했을지 몰라

꽃 분분 날리는 날은 그래서 가끔 돌아서서
아쉬움 울컥 터지는 길을 바라도 보지만
혼자서 걸은 이 길이 내가 있어 길이 된 걸

일()자로 바로 가난 에스(s) 자로 돌아가나
제 몫을 다한 길은 저리 환한 것
휘영청 둥근 길 하나 눈 맞추며 오고 있네



반추3

청청한 꿈과 희망은 오로지 내 것이었다
아무것도 겁나지 않은 블도저 같은 20대였다
그렇게 보낸 청춘은 스스로의 자존이었다

가을이면 국화꽃이 어디든 만발하였고
순박한 아이들에게 사랑의 이름으로
가르친 그 한때의 정열 반짝이는 보석이었다

짬짬이 꺼내어 보는 그 날의 흑백사진첩
다시는 갈 수 없는 까까머리 순수함으로
풀꽃은 또 저리 피어 마음 밭을 갈아 놓는다



반추7
-아내

보리밭 사이로 그녀가 걸어왔다

콩닥콩닥 뛰는 가슴 온 지구를 안았다

그렇게 만난 우리는 서로에게 시가 되었다


부부2

아내와 둘이서 산길을 걸어가다
설핏 풀어본 쓸쓸한 생각 하나
이렇게 보폭 맞추며 걷는 날이 얼마나 될까

푸서리 길이거나 평탄한 길이거나
어깨를 기대가며 함께 한 사십 여년
추억은 방실거리며 수묵 한 폭 치는 데

날도 가고 달도 가고 내 인생도 저물면
몸져누워 걷지 못하는 그런 날도 있을 테지
서로 손 꼬옥 잡으며 넘어야 할 저 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