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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김진희 시인 동시조집 <선물> 등록일 2022.06.16 12:59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243


선물.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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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경남 진해 출생
마산 교육대학, 창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창원 웅남초등학교 교장 퇴임
1997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조집 <내 마음의 낙관>, <바람의 부족>
현대시조 100인 선집 <슬픔의 안쪽> 출간
수상 한국문협작가상, 경남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경남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 역임
현 한국문인협회 이사, 경남문인협회 부회장, <서정과 현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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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헐렁한 아빠바지 양념 묻은 엄마 셔츠
훌러덩 벗어던진 언니와 동생 옷이
통돌이 물살과 함께
힘차게 돌아간다

아빠가 우리 동생 껴안듯이 뒹굴뒹굴
엄마도 뒤척이며 한 번 더 쓱싹쓱싹
우리는 세탁기 앞에서
힘내라 힘!
힘내라 힘!


선물


할머니 생신날에
무엇을 선물할까

책을 살까 편지를 쓸까
몇 날 며칠 고민하다

"할머니, 로또 손녀 왔어요."
-응, 왔구나. 내 선물-


고봉밥


머리 맞댄 알밤 세를
나뭇잎에 덮여 있다

늦은 밤 아랫목에 묻어두고 고봉밥이다

일 나간
아버지 위해
다람쥐도 눈을 감고


담쟁이


아장아장 나풀나풀
내 동생 걸음마처럼

벽을 타고 오르며
누가 누가 멀리가나

유리창 가로질러서
내 손 닿은 빨간 손


행복


수학 영어, 한자공부
머리는 팽글팽글

가방을 던져놓고
살짝 반쯤 누운 채로

입에 문 아이스크림
살살 녹이는 TV


가을 나뭇잎


누가 보낸 편지인가
달빛에 반짝입니다

밤이 더 길어진다고
따뜻이 옷 입으라고

단풍물 곱게 들여서
책갈피에 꽂습니다


우주 정거장


할아버지 안경 너머 손수 만든 우주 정거장

행동대장 아빠별이 앞장세운 우주선

아기별 우주복 입고  유치원에 가지요


배추밭


할아버지 배추 밭에
널브러진 푸른 치마

속곳을 채우려고
입술을 앙다물며

이파리 사이사이에
애벌레도 품었네


피아노


똑똑똑 물 흐르듯
검은 돌을 건너야지

피아노 음에 맞춘
우리 엄마 잔소리

학원을 가지 않은 날
정물처럼 앉아있다


즐거운 일요일


뜨르르 우뜨르르
노래하는 우리 가족

엄마 앞에 아기 상어
엉덩이를 삐죽삐죽

춤추는 누나 따라서
아빠 어깨 으쓱으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