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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김춘기 시인 시집엿보기 <웃음 발전소> 등록일 2020.11.15 19:42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428

 




김춘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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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기

경기 양주 출생,
2001년 금오시조상 우수상
2002년 공무원문예대전 시조부문 우수상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에 시조 당선
2009년 한국교육신문 교원문학상 시부문
2010년 강원문학 신인상 시 당선
2010년 공무원문예대전 시부문 우수상
2015년 제주도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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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 깊이

못 하나쯤 박혀있지

나이테가 감길수록 더욱 깊이 박히는 못

떠나 간 사람들에게

박은 , 못

못 빼준

그, 못

 



바이칼의 별

 


신神 의 고향

바이칼에서 별밤에 잠긴다

심야

수평선 너머로

빗금 긋는 유성流星 한 쌍

먼 옛날 이름도 없이

별이 된 쌍둥이 동생들

 

그곳에선

호적에

이름이나 울렸을까

하늘로 가신 어머니

당신 자식 만나셨을까

세상에 발 딛지 못한 별들

눈물자국 흥건하다

 



비치미오름에 피는 꽃

 



생각 없이

피는 꽃이

이 세상에 있을까나

 

비치미오름

가슴팍에

피고

지는

들꽃무리

 

4.3때

하늘로 오른 제주 아이들 울음이다

 



비양도 파도

 


왜, 우셔요

오늘은 또

누님

우리 큰 누님

 

철딱서니 저 파도가

가슴 연신

때리지요

 

삶이란

줄줄이 파도...

 

그만 우셔요

누님, 이젠

 



루드베키아

 


조천 대리기사

김씨

 

온밤

밝힌

순댓국집 앞

 

루드베키아

돌담 밖으로

노란 손

내민다

 

이젠 좀

쉬엄쉬엄 가라고

 



모슬포 매운탕

 


태평양을 끓인다, 모슬포 포차에서

마파람 부는 저물녘 썰물에 쓸려 나아가는

몸 지친 가마우지 울음 줄 파도를 넘는다

 

갓 잡은 남종바리 냄비에 안쳐 넣고

콩나물 미나리에 쓴웃음 흩뿌리며

빛바랜 뱃고동소리도 함께 저어 끓인다

 

테왁 꽃이 활짝 피던 상군 할망 푸른 물밭

얼큰한 청양고추 콧등에 맺힌 땀방울

임시직 큰딸 근심까지 다 넣어 우려낸다

 

하루하루란 끝없이 느낌표를 찾는 것

파도 없는 바다를 바다랄 수 있겠는가

아버지 구십 평생은 물음표의 줄 파도였다

 



산양곶자왈

 


그곳은

숲의 제국

태양의

원시 영토

 

가슴 달뜬

새들

몸짓

종가시나무

발돋움소리

 

한라산

발등 한쪽이

굴삭기에

밟히고 있다

 



백목련

 


불곡산 자락

눈썹달이

여우고개 넘던

그날

 

반딧불이

팔짱 끼고

별이 되어

떠난

어머니

 

올해도

마당 어귀에

편지

가득

 



산, 봄을 실험하다

 


0℃ 빙점 재던

하얀 커튼 활짝 열고

플라스크

비커마다

시약 듬뿍

따라 넣고

눈 시린 색채의 분산

불꽃반응 실험 중인 산

 

산새, 들새

노래 모아

원색 들꽃 피워내며

카메라 렌즈 향해

봄을 확확 뿌리는 대낮

계곡은 절정 맞는다

 



별에서 온 편지

 


그녀가

보낸 편지

나비 떼로

날리는 밤

서재 창에 겹겹 붙는

 

빼뚤빼뚤 손 글씨들

칠석날

직녀성에서

별빛으로 보내셨나요

 

하늘

유독 푸르던 날

백조가 되어

오르셨죠

은하수 드맑은 강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