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댓잎
바람 더불어
소슬한 기운 함께
거문고 아니어도
스라렝딩
주인은
어디로 가고
혼자 듣는 빈 의자
머루포도
평원을 달려온 숨 막힌 질주 끝에
이제 막 당도한 황홀한 골인 지점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내 마음 속 젖은 눈
낮달
꽃향기 짙은 매산골 수원녁 그 아래
익구당 살국숫집 라이스페이퍼 한 조각
누구의 허가를 위한 조촐한 준비인가
먹자골목 젊은이들 로데오거리 지나면
전당포 여관 파출부... 저무는 간판 사이
볕 드는 마을 비추며 동그마니 떠있네
길 잃고 아득할 때 맨주먹으로 건너온 여자
친정보다 살가운 다름아름 센터*에서
이주민 그 이름으로 둥근 허리 펴본다
어눌한 '안녕하세요' 반겨주는 손이 있어
외로울 틈 없는 만 리 꿈 다문화 엄마
볼연지 환한 홍매화는 육교를 올라간다
*매산동 수원 이주민센터 : 다름이 아름답다. 다름아름 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