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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Home > 시조감상실 > 시조시인 시집 엿보기
제목 권도중 시인 시집 엿보기 등록일 2020.07.18 09:09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360

권도중.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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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중

1974년 <현대시학> 이영도 추천으로 등단

시집 <세상은 넓어 슬픔 갈 곳이 너무나 많다>, <비어 하늘 가득하다>, <낮은 직선>, <네 이름으로 흘러가는 강>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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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나비



젖은 나비가 가네

젖어서 갈 수 있을까


꽃잎에 풀잎 우산 사이로 안 보이더니


어디서

젖은 나비가

그리움을 만드네



빈들이 품고 있다



네가 있어 이 언덕을 무너져 친정을 오듯

아궁이 가난한 길아 지금은 무엇으로

함박눈 내리는 들에 바람 돌아와 묻는다


허공처럼 펼쳐져서 진실은 모양 없고

빈 공간에 그가 있다 그래서 그가 없다

광야를 홀로 가는 사람, 빈 들이 품고 있다




목어 木魚



지워진 흔적으로 가고 있는 궁금처럼


그러면 아직도 덜 깬 내 사랑의


드리운 지붕이 있어 그대가 이별이다


가끔은 찬 허공 어디 맑게 풀리는


빈 처마 다녀간 때도 그것이 이별인지는


싯겨진 병病이라 하여 이제는 이름이 없다 




건너는 목련



참아야 된다 기다림아

약속 없는 꿈이 되는


가난이 커가면서 겨우내 굵은 망울


지켜온 마음을 펴는

건너는 목련이다




백목련



흰 함성, 3월이다 핀다, 핀다, 맨가지에


참은 색 또 견딘 색 다 받아 간 하늘 너머


흰색은 어떻게 생겨 무엇으로 오는가




절벽의 사랑



1

얼룩진 진실을 버리는 몸짓이다

그늘을 거둬들인 낙엽의 로집이다

못 닿은 넉넉함에 낱장으로 날린다


2

해변 절벽 위로 날아오르는 새,


위로 떨어지는 곷잎의 깊은 허공,


바람을 알 수가 없네 물고 가는 그 잎을,




아득한 소식



가벼운 치마 입은 바람에게 눕고 싶다

아득한 소식처럼 생각 없이 가고 싶다


바람이 잘 사는 거기, 나는 가지 못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