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다. 마침내 끝에서 “붉은 점 눈물방울로/ 댕그렁!/ 날아오른다”고 했을 때 초월적 비전마저 느껴진다.
이에 비해 차상으로 선한 이기선의 ‘유채꽃’은 동봉한 다른 작품과 함께 단시조의 함축미를 보여준다. 여인네의 수다와 함께 자란 유채꽃이 “온 밭에 파다”해질 때 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소문도 이미 “뻔한” 것이 되고 만다. 여기서 유채꽃은 인간사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다.
차하에는 여운의 ‘찌를 올려놓고’를 올린다. 꼿꼿한 결기를 드러내는 이 시조는 현존의 부박함을 애써 감추면서도 대상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힘이 있다. 이 밖에도 임정봉, 황남희, 김정애, 이인환 등의 작품이 끝까지 경합을 벌였다. 분발을 당부드린다.
심사위원: 염창권·이종문(대표집필 염창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