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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 백일장

Home > 수상작품실 > 중앙시조백일장
제목 중앙시조백일장 2019년 06월 수상작 등록일 2019.06.30 11:27
글쓴이 시조나라 조회 553
<장원>
천은사, 붉은 점 모시나비
-남궁증   
     
 
몸을 치는 쇳소리가 훑고 가는 산비탈엔  
구름을 등에 지고 헐벗었던 땅의 궤적  
엎드려 평생을 살던 뼈만 남은 쇠가죽  
 
호미로 써내려간 자식걱정 일대기가  
꽃샘바람 애가 끓어 밤을 새워 울더니만  
멍든 몸 자줏빛 한숨 종루를 흔드는데  
 
이슬의 갈피마다 옷깃여민 범종소리  
접었다 펼치는 수만 번의 날갯짓이  
붉은 점 눈물방울로  
댕그렁!  
날아오른다  
 
◆남궁증
남궁증

남궁증

1960년생, 현재 강원도 태백시청 근무, 중앙시조백일장 2018년 6월 장원, 제21회(2018년) 공무원문예대전 시조부문 금상(국무총리상).
 
<차상>
유채꽃
-이기선  
 
여인네 몇 사람이 예저기서 수군대다  
이집 저집 저녁상에 반찬으로 오르더니  
마침내 뻔한 소문처럼  
온 밭에 파다하다  
 
<차하>  
찌를 던져놓고
-여운    
 
휘감아 내던지면  
펄럭이는 하늘자락    
     
삭여온 울분일까  
닻줄도 못 내리고  
 
따라온 푸른 집착만  
찌를 던져 놓는다  
 
반평생 넓힌 품에  
꼬인 줄을 풀어준다  
 
눈먼 길 일으켜줄  
은비늘을 기다리며  
 
바람에 흔들릴망정  
낡은 뼈대 꼿꼿하다  
 
<이달의 심사평>  
점차 뜨거운 햇볕에 이끌리는 계절이다. 나뭇가지의 터진 틈으로 햇살을 만나듯, 새로운 이름들이 눈에 띈 것은 반가운 일이다.
 
장원에 오른 남궁증의 ‘천은사, 붉은 점 모시나비’는 어머니의 일대기를 쇠가죽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의 날갯짓에 겹쳐놓는다. “호미로 써내려간” 몸의 역사가 나비 문양에서 울려 나오는 쇠종 소리에 실리기까지 간곡한 몸의 헌사가 있었다. 그 겹의 의미를 “멍든 몸 자줏빛 한숨”으로 읽어내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마침내 끝에서 “붉은 점 눈물방울로/ 댕그렁!/ 날아오른다”고 했을 때 초월적 비전마저 느껴진다.  
 
이에 비해 차상으로 선한 이기선의 ‘유채꽃’은 동봉한 다른 작품과 함께 단시조의 함축미를 보여준다. 여인네의 수다와 함께 자란 유채꽃이 “온 밭에 파다”해질 때 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소문도 이미 “뻔한” 것이 되고 만다. 여기서 유채꽃은 인간사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다.
 
차하에는 여운의 ‘찌를 올려놓고’를 올린다. 꼿꼿한 결기를 드러내는 이 시조는 현존의 부박함을 애써 감추면서도 대상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힘이 있다. 이 밖에도 임정봉, 황남희, 김정애, 이인환 등의 작품이 끝까지 경합을 벌였다. 분발을 당부드린다.
 
심사위원: 염창권·이종문(대표집필 염창권)